1차 지인 커미션 / 자컾 로그

'그리하여 선장 자리에 야망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죠. 배신을 한 겁니다.' @6G04W4Y9 님이 그려주신 커미션

토치우드 헨리 x 오리지널 세계의 재클린 AU

TW: 강제적인 신체 접촉 지극히 평범한 종말에 관하여 삶이라는 건 때로우리를 유린하곤 한다잔인하고평범하게 "직업이 무엇이라 하셨지요?" 어느 날 재클린 휴즈가 그에게 물어왔다. 적막한 밤하늘에 달이 휘영청 밝았다. 구름 한 점 비치지 않는, 그런 드문 날. 파도가 조약돌처럼 반짝이며 항구로 굴러왔다. 부서졌다. 헨리 드레이크는 재클린 휴즈의 뒷모습을 바라...

느지막한 오후였다. 납작하게 흐느적거리던 돛이 한순간에 팽팽히 부풀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낌새가 심상치 않았다. 카산드라 왓슨은 갑판을 성큼성큼 걸어 선장실로 향했다. 나무판자 위에 새하얗게 말라붙은 소금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부서지는 소리를 냈다. “선장님, 선장님!” 카산드라는 목청껏 외치며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몇 초간의 침묵 동안 그...

친애하는 H. R. 드레이크 교수에게,일전에 논의드린 아틀란티스가 발견되었습니다.탐사대는 2주 후 출발할 예정입니다. 합류가 가능하시겠습니까? 헨리 리처드 드레이크는 그 이름만큼이나 고전적인 취향의 소유자였다. 고색창연한 석조 건물 삼 층에 자리 잡은 그의 교수실은 암갈색 마호가니 문으로 복도와 분리되어 있었는데, 귀를 기울이면 경첩 사이로 새어 나오는 음...

사시사철 건조하고 온화한 시칠리아에도 때로는 비가 내렸다. 햇양파에 절인 봄멸치를 곁들이고, 겉을 살짝 그슬린 닭고기에 버섯과 크림을 끼얹어 먹기 좋은 계절. 겨울 바람이 봄의 초입에서 뭉근히 풀어지기 바로 직전, 덜 녹은 얼음이 추적추적 물이 되어 흘렀다. 서리와 눈보라, 칼날 같은 바람과 사나운 파도랄 게 존재하지 않는 지중해의 연안 도시에서는 그마저도...

내가 너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을 예비하였음을 의심치 말라.

봄 봄! 봄은 상냥한 계절이다. 만물이 피어나는 따스한 공기 속에 모든 것이 허용된다. 우리 욕심 많은 인간들이 신이라도 된 것마냥 손아귀에 자아, 순수, 사랑, 희망, 행복, 아름다움 따위를 움켜쥐고 가슴에 가져다 대도 괜찮은 것이다. 세상은 멈추고, 다시 한 번 시작된다. W가 전직 직원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소식은 거의 즉각적으로 여명의 귀에 들어왔다....

1차 지인 커미션입니다. 감사합니다.

소재 주의: 노골적인 욕설, 살해, 인간 골육의 반인륜적 묘사, 유혈, 구속, 상처를 헤집는 등 고문에 가까운 묘사. 나름 포카포카 지혈 간호 글입니다. 고가언의 세계는 무채색이다. 빛이란 빛은 전부 빠져나가 새카만 웅덩이같은 검은 눈, 햇볕을 오래도록 보지 않은 사람처럼 핏기 없는 두 뺨, 야위어 툭 튀어나온 복사뼈 아래 드리운 그늘. 대학 건물의 그림자...

앤서니가 아직 작고 어린 바다표범일 무렵, 종족의 어르신들은 한숨을 푹 내쉬며 이렇게 묻곤 했다.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존경하는 장로님들, 저는 커서 놀이공원 알바생이 되었답니다. "팔을 머리 위로 쭉쭉~쭉쭉쭉! 안전대, 내려갑니다! 환상의 나라로 떠나는 바이킹 익스프레스에 탑승해주신 여러분! 박수 두번 짝짝! 이쪽으로 주목! 손 한 번 흔들...

헨리 R. 드레이크가, 16세기로부터.

헨리 리처드 드레이크는 지금 물벼락을 맞으며 서 있었다. 천장에서 물이 나온다. 비가 누수되는 게 아니라, 그냥 손잡이만 돌리면 물이 나온단다. 게다가 따뜻한 물이다. 그는 훈김 속에서 멍하니 발가락을 꿈지럭대다 젖은 머리를 이마 위로 걷어올렸다. 긴장이 노곤노곤 풀어졌다. 16세기와 21세기. 5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라... 그 간극을 어림하던 ...

미켈레. 여린 줄기에 매달린 연분홍빛 꽃망울들이 풍경(風磬)처럼 바람에 흔들렸다. 동화의 한 페이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마을은 봄의 기운을 만끽하며 생동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을 끌고 거리를 걷거나 사과 상인의 좌판을 기웃거리거나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었고, 저 먼 항구에는 흰 돛을 접은 어선이 갈매기처럼 들어앉아 위아래로 둥실거리는 중이었다. 이토...

Henry R. Drake, 16th century 사략선 아무뢰즈Amoureuse 호는 그 높은 명성만큼이나 많은 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목을 치면 아홉 개가 새로이 솟아난다는 것이 바다의 법칙이었다. 그리하여 어느 멋진 날, 정오가 채 되지 않은 시각, 진녹색 눈에 힘을 주고 측량 막대기를 노려보며 위도를 가늠하던 일항사 에린 니콜슨은 마스트 위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