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 봄을 싣고 오는 날개를 보라 (上)
블라드 아세르는 마지막까지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는다. 고통의 총량이 적은 세계가 반드시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블라드는 그가 세상의 빛을 본 첫 번째 삶에서 가장 행복했으며 두 번째 삶에선 그보다 덜 행복했고, 그가 클레이오 아세르를 혈육으로 둔 세 번째이자 마지막 삶에서 가장 불행했다. 어쩌면 기민한 성정을 가진 아세르 가의 장남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반복과 뒤틀림을 감지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의 동생이었어야 할 클레